여행이란 단순히 낯선 땅을 밟는 행위가 아니라, 겹겹이 쌓인 일상의 소란을 걷어내고 내면의 질서를 되찾는 성찰의 과정이라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여기, 세토 내해의 푸른 정적 속에 자리한 시코쿠의 섬들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파라여행클럽이 정성스레 갈무리한 이 여정은, 예술이라는 이름의 구도를 통해 삶의 진정한 의미를 관조하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여정의 서막은 '올리브의 섬' 쇼도시마에서 열립니다. 지중해의 어느 해안을 떠올리게 하는 은빛 올리브 공원을 거닐며, 그간 등 뒤에 매달고 온 세속의 번뇌를 잠시 내려놓으시지요. 땅거미가 내려앉을 즈음, 텐쿠 호텔 카이로의 온천수에 몸을 맡긴 채 바다를 응시하노라면, 정갈한 호텔식과 더불어 심신이 비로소 평온의 궤도에 진입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이누지마, 테시마, 나오시마 아트 투어는 시코쿠 여행의 백미이자, 예술적 구도의 절정이라 할 만합니다. 버려진 구리 제련소를 현대 미학으로 부활시킨 세이렌쇼 미술관과 자연의 물방울을 건축으로 형상화한 테시마 미술관은, 소멸과 생성의 이치를 웅변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현대 미술의 성지' 나오시마에서는 거장 안도 다다오와 이우환 화백이 조우합니다. 땅속으로 스며든 지중 미술관의 침묵과 이우환 미술관의 여백은, 화려한 수식보다 절제된 침묵이 얼마나 더 큰 울림을 주는지 새삼 깨닫게 할 것입니다. 쿠사마 야요이의 '노란 호박' 곁을 지나 JR 호텔 클레멘트 다카마쓰로 돌아오는 길은, 그 자체로 깊은 사유의 시간이 되지 않겠습니까.
인류가 남긴 예술적 유산을 도판에 박제하여 영원을 꿈꾸게 한 오츠카 국제미술관을 마주하게 됩니다. 그곳에서 세계 명화의 파노라마를 목도한 뒤, 곧바로 나루토 소용돌이의 거친 포효와 조우하는 일은 실로 경이로운 경험입니다. 인공이 빚어낸 불멸의 예술과 대자연이 휘몰아치는 역동적인 생명력이 대비되는 그 장엄한 순간을 그랜드 머큐어 아와지시마 리조트에서의 휴식과 함께 가슴에 새겨보시기 바랍니다.
시코쿠 전역의 고건축을 옮겨놓은 시코쿠무라를 산책하며 우리네 삶의 켜를 되짚어봅니다. 야시마 전망대에 올라 세토 내해의 수평선을 바라보며 이번 여정을 갈무리하노라면, 예술은 먼 곳의 우상이 아니라 결국 우리 삶의 태도였음을 알게 될 것입니다.
"어느 날, 섬의 부두에 거대한 호박이 나타났습니다. 어디에서나 볼 수 있었던 평범한 부두는 그 호박을 통해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독특한 풍경으로 탈바꿈했습니다. 사람들은 먼 도시, 심지어 먼 나라에서까지 섬을 방문하기 시작했습니다. 섬은 완전히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했습니다. 이곳에서 예술과 섬이 어우러진, 세상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이야기가 탄생했습니다. 과연 이야기는 어떻게 펼쳐질까요?"
세토 내해 섬들의 아트 프로젝트를 이끌고 있는 '베네세 아트싸이트'에 적혀 있는 문구입니다. 과연 어떤 이야기가 펼쳐져 있는지, 직접 온 몸과 마음으로 경험해보시길 바랍니다.